2006년 10월 17일
작품성: 4/5
흥행성: 4.5/5
총점: 8.5/10
타짜는 워낙 만화 자체가 걸작인지라, 영화화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좋은 원작을 가진 영화라도 그것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망가지는 경우야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세포 소녀일 것이다. (물론 타짜와 다세포 소녀는 약간 다른 문제이긴 한데, 타짜의 경우 완결된 이야기 형식을 가지고 있어서 영화화에 좋지만 다세포 소녀는 에피소드가 연결된 만화라서 영화화하기 별로 안 좋고 오히려 드라마 형식에 더 어울린다는 점이 있고 타짜의 경우 중량감 있는 배우가 참여할 수 있지만 다세포 소녀의 경우 영화 특성상 참신한 신인을 위주로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즉 다세포 소녀가 영화로 만들기 훨씬 까다로운 조건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제외하고도 다세포 소녀는 원작을 제대로 못 살리고 그냥 뽕을 빼다가 끝났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항상 '원작을 본 사람'과 '원작을 안 본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원작을 본 사람을 위해서는 원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 변형이 있어야 하고 원작을 안 본 사람이라도 이야기를 편히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두가지를 다 잡아야지만 성공할 수 있고, 둘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반쪽짜리 영화가 될 것이다.
타짜의 경우 이야기의 큰 흐름은 그대로 가져갔지만, 세부적인 에피소드는 완전히 뜯어고쳤다. 예를 들어 평경장을 죽인 사람은 만화의 경우 정마담의 남편이지만 영화에서는 정마담의 부하로 나오고, 마지막으로 아귀랑 붙는 배는 사실 아귀와 붙기 전에 다른 사람과 붙었던 곳이었지만 영화 속에서는 아귀와 붙는 장소로 변용되었다. 짝귀의 경우에도 원래 만화에서의 비중이 대폭 축소되었다. 또한 시대도 원작은 1950년대에서 시작하지만 영화는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일 것이다.
이러한 변형이 참 매끄럽게 이어졌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일 것이다. 원작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쪼개고 붙일 것을 붙임으로써 2시간 동안 만화 7권의 이야기를 온전히 압축했고, 현대의 이야기로 재해석함으로써 이야기를 이끌어나갔음에도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배우들의 연기는 완벽해서, 조승우의 고니 역은 말할 것도 없고 김혜수의 정 마담역은 김혜수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에 완벽하게 녹아들어갔다. 백윤식과 유해진은 말할 것도 없이 검증된 배우이며, 아귀역과 박무석 역을 맡은 김윤석과 김상호의 연기는 영화에 맛깔스러운 양념을 더했다.
이 정도 되면 후속작이 기대된다. 과연 후속작은 타짜 2부의 변형이 될 것인지, 아니면 영화를 바탕으로 아예 새로운 이야기의 전개가 될 것인가? 영화에서는 만화와 달리 고광렬이 살아남고, 고니의 경우 외국으로 도피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는 만화와 다른 이야기 전개가 가능하다는 암시이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영화를 본 사람은 모두 기대될 것이다.
# by nicewing | 2006/10/17 13:37 | 영화 | 트랙백 | 덧글(0)